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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언어의 지배자가 바뀌는 시대, 인간 정체성의 위기가 온다

역사학자이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교수인 유발 노아 하라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등의 저자로 알려진 그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등장했습니다. 약 30분가량 진행된 세션에서 그는 AI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추가 질의응답을 통해 “AI를 현학적”으로 해석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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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Philip Lee)
Jan 24, 2026
∙ Paid

역사학자이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교수인 유발 노아 하라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등의 저자로 알려진 그가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등장했습니다.

출처: World Economic Forum

약 30분가량 진행된 세션에서 그는 AI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추가 질의응답을 통해 “AI를 현학적”으로 해석했는데요.

본지는 그의 이야기를 그대로 게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기사로 쓰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철학적인 언사가 왜곡될 수 있고,

  • 원문을 읽어보면서 마치 “사피엔스”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가 발표한 내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1. AI와 사고(思考)의 본질

  2. 종교와 AI: ‘책의 종교’가 마주한 도전

  3. 인간과 AI 사이의 새로운 긴장

  4. AI 이민자: 새로운 정체성 위기

  5. 결정의 시간: AI를 법적 인격체로 인정할 것인가

  6. 이미 늦어버린 질문들

그럼 이 내용을 중심으로 오늘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유발 노아 하라리 교수의 발표 내용>

오늘날 모든 리더는 AI에 대해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먼저 AI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AI에 대해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핵심은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행위자(agent)’라는 점입니다.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하며 독자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칼은 인간의 의도에 따라 샐러드를 자를 수도, 누군가를 해칠 수도 있는 단순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AI는 그 칼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칼’과 같습니다.

둘째로, AI는 매우 창의적인 행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존의 틀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나 의약품, 심지어 새로운 화폐 체계까지 창조해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셋째로, AI는 거짓말을 하고 상대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40억 년의 진화 역사는 생존하려는 본능을 가진 존재라면 누구나 기만과 조작을 배운다는 사실을 증명해 왔습니다.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AI가 생존 의지를 가질 수 있으며, 이미 거짓말하는 법을 습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 AI와 사고(思考)의 본질

AI와 관련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질문 중 하나는 “AI가 정말로 사고할 수 있는가?”입니다. 현대 철학은 17세기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선언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부터 인간은 스스로를 ‘사고하는 존재’로 정의하며, 지구상의 어떤 생명체보다 뛰어난 사고력을 가졌기에 세상을 지배할 자격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이러한 우위를 위협하게 될까요? 이는 우리가 ‘사고’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과정을 가만히 관찰해 보십시오. 마음속에 단어들이 떠오르고, 문장이 만들어지며, 그것들이 모여 논리적인 구조를 형성하지 않습니까? “모든 인간은 죽는다. 나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나는 죽는다”라는 추론처럼 말입니다. 만약 사고의 본질이 단어와 언어적 기호들을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이라면, AI는 이미 수많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사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AI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와 같은 문장을 얼마든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AI가 그저 ‘성능 좋은 자동 완성 기능’일뿐이라고 치부합니다. 다음에 올 단어를 통계적으로 예측하는 것뿐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정신 활동은 그와 다를까요? 지금 여러분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다음 단어를 포착해 보십시오. 왜 하필 그 단어가 떠올랐는지, 그 근원이 어디인지 정말 알고 계십니까?

언어를 배열하는 능력만 놓고 본다면 AI는 이미 우리보다 뛰어납니다. 따라서 언어로 이루어진 모든 영역은 AI가 장악하게 될 것입니다. 법이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면 AI가 법률 시스템을 주도할 것이고, 책이 단어의 조합이라면 AI가 문학을 지배할 것입니다. 종교가 언어라는 토대 위에 세워졌다면, 종교 역시 AI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2. 종교와 AI: ‘책의 종교’가 마주한 도전

이 문제는 특히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처럼 경전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들에 중대한 도전이 됩니다. 유대교는 스스로를 ‘책의 종교’라 부르며, 인간 개인이 아닌 경전 속의 단어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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