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아닌 '가치'가 동맹을 가른다… 에스토니아·우크라이나가 제시한 AI 협력의 조건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시 테크 2026'에서는 눈길을 끄는 세션이 여럿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본지가 가장 주목한 일정은 리사-리 파코스타 에스토니아 법무·디지털 부 장관과 나탈리아 데니케이에바,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차관이 패널로 참석한 대담입니다.
지난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시 테크 2026’에서는 눈길을 끄는 세션이 여럿 진행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본지가 가장 주목한 일정은
리사-리 파코스타 에스토니아 법무·디지털 부 장관과
나탈리아 데니케이에바, 우크라이나 디지털 전환부 차관이 패널로 참석한 대담입니다.
이날 대담은 아시아에서 열린 행사에
유럽의 고위 관료들이 나란히 참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입니다.
게다가 무대에 오른 두 국가의 조합은 그 자체로 남다른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정부를 구축한 선도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본지는 약 45분간 이어진 이날의 대담을 세 가지 주제로 정리했습니다.
30년 디지털 강국 에스토니아 vs 6년 만에 4위 우크라이나… AI 행정 혁신의 두 길
물고기 잡는 AI, 전쟁터의 AI …에스토니아·우크라이나 ‘AI 행정’의 현장
AI 동맹의 조건은 ‘기술’이 아닌 ‘가치’…두 나라가 그은 협력의 기준선
지금부터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1. 30년 디지털 강국 에스토니아 vs 6년 만에 4위 우크라이나… AI 행정 혁신의 두 길
두 나라가 디지털 전환에 나선 출발점은 달랐습니다.
에스토니아는 1990년대부터 디지털 정부 구축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서비스를 번거롭지 않게 제공한다’는 원칙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 공공 부문을 지탱하는 핵심 철학입니다.
현재 에스토니아의 인공지능(AI) 전략은 두 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정부가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막힘없이 연결하는 ‘완전한 상호운용성’ 확보,
둘째는 정부 서비스의 ‘100% 디지털 전환’입니다.
에스토니아는 이처럼 탄탄한 기반 위에 AI 서비스를 안착시킬 계획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변화는 훨씬 역동적입니다.
단 6년 만에 글로벌 디지털화 순위 102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고,
옥스퍼드 인사이트 평가에서는 194개국 중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데니케이에바 차관은 AI 개발 및 도입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에 진입해 진정한 ‘AI 네이티브 국가’로 거듭나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목표가 예상보다 훨씬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솔직히 인정했습니다.
한편, 출발 시기와 속도는 달랐지만 두 나라는 현재 ‘엑스로드(X-Road)’라는 데이터 교환 플랫폼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데이터 전송망을 넘어 연산 처리 기능까지 갖춘 이 시스템은
양국 모두에서 AI 기반 행정을 구현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었습니다.
출발 배경은 다르지만, 두 나라가 도달한 결론은 같았습니다. 다가오는 시대에는 ‘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데니케이에바 차관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 정부는 더 이상 단순한 규제자나 입법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큰 틀과 기반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로 거듭나야 한다.
AI 시스템이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국가의 진정한 역할이다. “
이렇게 정부가 이러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려면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