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폭주하는 오라클,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 쌓이는 그림자
오라클 (티커: ORCL)이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치입니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총매출과 주당 순이익(EPS) 모두 20% 이상 성장한 역사적인 분기였다고 오라클 측은 강조했습니다. 주요 실적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오라클 (티커: ORCL)이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계치입니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총매출과 주당 순이익(EPS) 모두 20% 이상 성장한 역사적인 분기였다고 오라클 측은 강조했습니다.
주요 실적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총매출은 17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 (불변 통화 기준 18%).
클라우드 매출은 89억 달러로 44% 급증(불변 통화 기준 41%).
이중 클라우드 인프라(IaaS) 매출이 49억 달러로 84% 폭등하며 성장을 주도 (불변 통화 기준 81%).
비일반회계기준(Non-GAAP) 주당 순이익은 지난해 보다 21% 늘어난 1.7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본지는 오라클의 공시자료와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 및 분석했습니다.
243%·35%·66%…숫자로 본 오라클 AI 성장의 명암
경쟁사 클라우드 위에서 고수익 DB 판다…마진 딜레마 탈출구 찾았나
화려한 RPO 5,530억 달러 뒤에 가려진 오라클의 5가지 민낯
“SaaS 종말? 오히려 기회”…오라클, AI 무장한 앱 생태계로 정면 돌파
이 내용을 중심으로 오늘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1. 243%·35%·66%…숫자로 본 오라클 AI 성장의 명암
오라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AI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변화하는 데에서 비롯됐습니다.
클레이 매거크(Clay Magouyrk) 오라클 CEO는
현재는 AI 인프라 수요가 공급을 지속적으로 웃도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오라클은 이러한 수요를 꾸준하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매출로 빠르게 전환할 계획을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이러한 자신감을 보인 이유는 숫자가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듯
오라클의 3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은 49억 달러로, 전체 클라우드 매출의 55%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AI 인프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43%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매출 또한 35% 증가했습니다.
인프라 운영 성과도 주목할만했습니다.
오라클은 이번 분기에만 400메가 와트(MW) 이상의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며,
약속한 물량의 90%를 적기에 또는 예정보다 앞당겨 납품했습니다.
지난 1년간 제조 시설 규모를 3배, 서버 랙(Rack) 생산량을 4배로 늘렸다고 이날 소개했는데요.
장비 납품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시간 역시 60%나 단축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AI 수요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더글러스 케링(Douglas Kehring)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 이상은 상위 5개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AI 모델 개발사와 일반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의 자체적인 ‘소버린(Sovereign) AI’ 구축 수요도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라클 경영진들은
브라질의 통신사 클라로가 오라클 클라우드(OCI 앨로이)를 도입한 사례,
그리고 일본의 인포마트가 B2B 핵심 업무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해 도입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화려한 성장의 이면에는 ‘수익성 하락’이라는 딜레마가 존재했습니다.
3분기 AI 인프라 부문의 총이익률은 32% 수준이었습니다.
하드웨어 사업으로서는 양호한 수치지만,
70~80%에 달하던 기존 오라클 소프트웨어 사업의 이익률과 비교하면 확연히 낮습니다.
이러한 한계는 재무제표에 뚜렷이 나타납니다.
3분기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운영 비용은 전년 대비 66% 급증한 48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매출 증가율인 44%를 크게 웃도는 규모였습니다.
결과적으로 AI 인프라 사업의 비중이 확대될수록 오라클 전체의 이익률은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케링 CFO는 수익성 개선을 낙관했는데요.
현재 오라클은 데이터센터 구축 효율을 높이고
네트워크, 하드웨어, 전력 비용을 최적화하는 단계에 진입한 상황입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 지출의 10~20%는 범용 컴퓨팅, 스토리지, 보안 같은 부가 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요.
이 영역은 AI 가속기보다 마진이 높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전반적인 수익성은 나아질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당장의 한계도 솔직하게 인정했습니다.
현재 수익성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오라클이 단기간에 너무 많은 인프라를 동시에 짓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현재의 초고속 성장 자체가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셈입니다.
한편, AI 추론(Inferencing) 수요의 급증이 데이터센터 입지 전략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습니다.
매거크 CEO는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레이턴시)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에 대해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위치’가 아닌 ‘배치되는 하드웨어의 종류’라고 강조했습니다. AI가 질문을 처리하고 답변을 생성하는 데 이미 수초가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가 멀리 떨어져 있어 발생하는 수십 밀리초(1,000분의 1초) 수준의 추가 지연은 실질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입니다.
그는 이러한 특성 덕분에 오라클이 전력이 풍부하고 부지가 넓은 곳을 선택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라클은 이 마진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 생각일까요? 해답은 예상 밖의 곳에 있었습니다.
2. 경쟁사 클라우드 위에서 고수익 DB 판다…마진 딜레마 탈출구 찾았나
오라클이 현재 안고 있는 마진율 하락 고민을 해결할 핵심 해결책은 바로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였습니다.
사실 이번 분기 성과 중 오라클 경영진이 강조한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1%나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라클이 과거의 폐쇄적인 자존심을 버리고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는 오랜 기간 모든 하드웨어와 운영체제(OS) 환경에서 자유롭게 쓰였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용 데이터베이스 서비스만큼은
최근까지 오직 자사 클라우드인 ‘OCI’에서만 독점적으로 제공했습니다.
오라클은 마침내 이 낡은 고집을 꺾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차례대로 멀티 클라우드 협력 관계를 맺은 것입니다.
매거크 최고경영자(CEO)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습니다.
다른 회사의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오라클 데이터베이스를 쓰고 싶어 하던
막대한 대기 수요를 마침내 흡수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분기에 오라클은 모든 파트너사의 클라우드에서
서비스 제공 지역(리전· Region)을 확보하는 큰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현재 MS와는 33개, 구글과는 14개 리전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도 빠르게 넓혀가고 있었습니다. 분기 초 2개였던 리전을 분기 말에 8개로 늘렸으며, 4분기 말까지 총 22개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오라클의 이러한 개방 전략에 더 가속도가 붙고 있었습니다. AI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에이전트를 활용한 일처리 기능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고객들은
데이터를 정확하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벡터 검색이나
좀 더 안전하고 보안 기능이 강화된 AI 도구 도입을 위해 데이터를 오라클 클라우드로 옮기는 중이었습니다.
특히 AI 도구와 데이터가 같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기술적인 이유로 인해
여러 사업자의 클라우드를 함께 쓰는 “멀티 클라우드” 접근법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AI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연 없이 접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라클 경영진들은 에어프랑스-KLM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 환경에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합하여
시스템 속도를 13배나 향상시키고 비용을 상당히 절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유명 게임 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역시 이와 유사한 방법을 채택하여 비슷한 이점을 얻었습니다.
이 전략은 오라클의 수익성 관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요.
케링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따르면,
멀티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의 이익률은 무려 60~80%에 달했습니다.
32% 수준이었던 AI 인프라 부문의 이익률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오라클은 경쟁사의 클라우드 위에서
고수익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펼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고객이 당장 오라클 클라우드(OCI)로 완전히 넘어오지 않더라도,
이들을 오라클 생태계 안에 단단히 묶어두는(Lock-in) 효과까지 톡톡히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오라클 경영진들은 시장 내에서 AI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AI 붐이 일던 초기만 해도 오라클은 기업들이 자체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직접 학습시킬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흐름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이미 공개된 최고 수준의 외부 AI 모델을 가져와
기업 내부의 비공개 데이터와 결합해 사용하는 방식을 훨씬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자금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화려한 수주 잔량 뒤에는 생각보다 복잡한 셈법이 숨어 있었습니다.
3. 화려한 RPO 5,530억 달러 뒤에 가려진 오라클의 5가지 민낯
멀티 클라우드가 수익성을 높이는 열쇠라면, 자본 조달 전략은 성장을 이어가는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5,530억 달러짜리 수주 잔량, 300억 달러 조달 성공. 숫자만 보면 완벽합니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직접 뜯어보니 경영진이 끝내 말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 오라클의 민낯 다섯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한편 경영진은 ‘SaaS 종말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AI 기반의 해결책을 제시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