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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에서] 30년간 잠들어 있던 일본이 AI로 깨어났다

잠자던 사자가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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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Philip Lee)
Sep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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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사자가 깨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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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면 늘 묘한 기분이 든다. 참고로 본지는 2023년 봄부터 매년 서너 차례씩 도쿄와 오사카, 나고야를 오가며 다양한 행사에 참여 중이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나라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주 오사카에서 열린 Global Startup Expo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정부측 관계자가 지난 5월 "왔으면 좋겠다"라고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경험상 그들의 이런 말은 "반드시 와야 한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다. 경제산업성 주도의 딥테크 전시회라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현장에서 본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변화였다

출처: Pexels

마치 30년간 잠들어 있던 사자가 깨어나는 것 같았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자신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이 결실을 맺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사실은 운이 따른 것에 가깝다. ChatGPT로 촉발된 AI 열풍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잘 탄 것일 뿐이다.

이런 현상은 대게 낙후된 시스템을 가진 나라에서 신기술로 도약할 때 자주 나타난다. 아프리카에서 M-PESA 같은 모바일 송금 시스템이 발달한 것도, 중국에서 QR코드 기반 위챗 페이가 급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은 1990년대 초까지는 최첨단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거기서 멈춰 있었다. 지금도 거리에서 주차 단속원들이 2000년대 초반 똑딱이 카메라로 단속하는 모습을 보면 그 정체된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AI가 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일본 전철역에서 직원들이 수신호를 주고받으며 로봇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다'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삶의 방식과 시스템. 역설적으로 그 시스템이 이제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철도, 제조, 유통 분야에서 수십 년간 축적된 매뉴얼과 데이터가 생성형 AI, 예측형 모델과 결합하면서 운행 통제, 설비 유지 보수, 고객 운영 최적화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JR 동일본은 도쿄권 열차 관제에 AI 에이전트와 전용 대형 언어 모델을 시험 적용해 장애 대응의 자동화와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인구 감소와 숙련 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기술적 처방이기도 하다. 통신 인프라 영역의 NTT 역시 전문가 의사결정 과정을 가시화하는 AI를 개발해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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